공부 03 / STUDY 03

1암페어는 몇 개인가

제1강에서 전기를 물로 바꿔 이해했습니다. 비유는 거기까지입니다. 이번에는 물을 치우고 숫자로 봅니다. 전자가 실제로 몇 개 지나가는지, 왜 구리는 통하고 고무는 안 통하는지, 그리고 스펙표에 적힌 단위를 어떻게 뒤집어 계산하는지.

1. 왜 구리는 통하고 고무는 안 통하는가

제1강에서 전선 안에 전자가 이미 가득 차 있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왜 어떤 물질에는 차 있고 어떤 물질에는 없을까요.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습니다. 원자 가운데에 원자핵이 있고, 그 둘레를 전자가 돕니다. 원자핵은 플러스, 전자는 마이너스라서 서로 당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자는 자기 원자에 붙잡혀 있습니다.

그런데 금속은 다릅니다. 구리 같은 금속은 원자마다 바깥쪽 전자 하나가 거의 묶여 있지 않습니다. 붙잡는 힘이 약해서 옆 원자로, 또 그 옆으로 자유롭게 옮겨 다닙니다. 이걸 자유전자라고 부릅니다.

도체 (구리) +++ +++ 전자가 원자 사이를 자유롭게 떠돕니다 부도체 (고무) +++ +++ 전자가 자기 원자에 꽉 붙잡혀 있습니다
전기가 통하느냐 아니냐는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전자가 풀려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갈립니다

도체는 자유전자가 많은 물질입니다. 구리, 알루미늄, 금, 은.

부도체는 자유전자가 거의 없는 물질입니다. 고무, 유리, 플라스틱.

전선이 구리 심에 고무 껍질인 이유가 이겁니다. 안쪽은 통하고 바깥쪽은 막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반도체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안 통하는데 조건을 주면 통하는 물질입니다. 실리콘이 대표입니다. 태양광 패널이 실리콘으로 만들어지는 이유이자, 이 공부의 5강에서 다룰 이야기입니다.

2. 1암페어는 정확히 몇 개인가

이제 세는 이야기입니다. 전자 하나가 가진 전하량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사람이 정한 게 아니라 자연이 그렇습니다.

기본 전하량

전자 한 개 = 0.0000000000000000001602 쿨롱

줄여 쓰면 1.602 × 10-19 C

너무 작아서 감이 안 옵니다. 그래서 뒤집어 봅니다. 1쿨롱은 전자 몇 개일까요.

1쿨롱

= 전자 6,240,000,000,000,000,000개

= 624경 개

쿨롱은 결국 전자를 세는 묶음 단위입니다. 계란 한 판이 30개인 것처럼, 전자 624경 개가 1쿨롱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암페어의 정의가 그냥 나옵니다.

전류 (I)

I = Q ÷ t

1A = 1초에 1쿨롱이 지나가는 것

그러니까 휴대폰을 2A로 충전하고 있다면, 케이블 안에서 1초마다 전자 1,248경 개가 지나가고 있는 겁니다.

전류 기호가 왜 C나 A가 아니라 I인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 intensité, 세기라는 말에서 왔습니다. 이유는 없고 관습입니다.

3. 그런데 전자는 걷는 것보다 느립니다

제1강에서 놀랐던 자리를 이제 숫자로 볼 수 있습니다.

초당 624경 개가 지나간다니 엄청나게 빠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전자 하나하나는 한 시간에 수십 센티미터쯤 움직입니다.

이게 모순이 아닌 이유는 전선 안이 이미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구리 1세제곱센티미터 안에 자유전자가 약 8.5 × 1022개 들어 있습니다. 8해 5천경 개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됩니다

전자가 아주 천천히 움직여도, 워낙 많아서 한 지점을 지나는 개수는 어마어마합니다.

불이 즉시 켜지는 이유는 전자가 빨라서가 아니라 밀림이 즉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밀림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전달됩니다.

기차를 생각하면 됩니다. 맨 앞 칸이 출발하면 맨 뒤 칸도 거의 동시에 움직입니다. 그렇다고 맨 뒤 칸이 순간이동한 건 아닙니다. 연결이 되어 있어서 밀림이 전달된 것뿐입니다.

4. 전압을 다시 봅니다

제1강에서는 전압을 수압이라고 했습니다. 물을 치우면 이렇게 됩니다.

전압 (V)

V = 에너지 ÷ 전하

1V = 전하 1쿨롱을 옮길 때 1줄의 에너지를 준다는 뜻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나옵니다. 전압은 항상 두 지점 사이의 차이입니다. "여기 전압이 5V다"라는 말은 사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점과 저 점 사이가 5V"가 맞습니다.

건전지에 왜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둘 다 있는지, 왜 한쪽만 연결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지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어야 흐르니까요.

새가 고압선에 앉아도 감전되지 않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두 발이 같은 선에 있으면 두 지점 사이에 전압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만약 한 발은 전선에, 다른 발은 땅에 닿으면 그때 차이가 생깁니다.

5. 세 숫자를 곱하고 나누기

이제 스펙표를 읽을 준비가 됐습니다. 필요한 식은 두 개뿐입니다.

외울 것 둘

V × A = W (밀어주는 힘 × 흐르는 양 = 하는 일의 세기)

W × 시간 = Wh (세기 × 시간 = 쌓인 양)

그런데 실제 배터리 스펙표를 보면 Wh가 아니라 이렇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펙표에 적힌 것뜻
25.6V이 배터리가 밀어주는 힘
20Ah20A를 1시간 흘릴 수 있는 양

Ah는 전류 × 시간입니다. 여기에 전압을 곱하면 우리가 아는 Wh가 됩니다.

변환식

V × Ah = Wh

25.6V × 20Ah = 512Wh

이 변환을 못 하면 제품 두 개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어떤 회사는 Wh로 적고 어떤 회사는 Ah로 적기 때문입니다.

6. 그리고 스펙표는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512Wh 배터리로 60W 노트북을 쓰면 몇 시간일까요. 계산은 이렇습니다.

512 ÷ 60 = 약 8.5시간

실제로는 8.5시간이 안 나옵니다. 두 가지가 중간에서 빠져나갑니다.

어디서얼마나왜
인버터10~15%배터리의 직류를 콘센트용 교류로 바꾸며 열로 샙니다
배터리 보호10~20%끝까지 다 쓰면 수명이 줄어서 제조사가 미리 막아둡니다
실전 어림값

표시 용량 × 0.8 정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양

512Wh × 0.8 = 약 410Wh → 노트북 6~7시간

이 0.8이 스펙표의 숫자와 현실 사이의 간격입니다. 앞으로 계산할 때마다 붙게 됩니다.

7. 단위 앞의 글자

마지막으로 접두어입니다. 전기에서 다루는 값의 범위가 극단적이라 매번 0을 세지 않으려고 묶음 이름을 붙였습니다.

글자배수예
G (기가)10억 배발전소 출력 1GW
M (메가)100만 배소형 원자로 300MW
k (킬로)1,000배전기요금 고지서의 kWh
m (밀리)1/1,000500mA = 0.5A
μ (마이크로)1/100만반도체 안의 전류
대소문자를 지켜야 합니다

M은 100만 배, m은 1/1,000입니다. 1MW와 1mW는 10억 배 차이입니다.

이번 강에서 손에 넣은 것